사회

스마트폰에 따라, 스마트폰에 맞춰 진화된,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②

2019-07-10

[이음리퍼블릭 권승원 기자]    


호노 사피엔스는 신문물의 갑작스러운 보급에 따라 다양한 의학적 질병에도 고통 받고 있다. 어깨는 45도, 허리는 80도 각도로 구부리고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게 한 뒤 엄지손가락은 바닥을 향하게 한 자세. 스마트폰이 손과 뇌가 되어버린 호노 사피엔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이름마저도 스마트폰을 딴 '블랙베리 증후군' 등을 포함해 '거북목 증후군', '손목 터널 증후군', '팝콘 브레인 현상' 등 다양한 의학적 질병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인 문제를 넘어, 주변 자극에 대한 대응과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을 현저하게 다르게 만드는 신경 문제, 나아가 정신적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가장 필자가 크게 느끼는 것은 점차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라 빠른 찰나에 무언가를 검색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은 많으나, 무언가에 대해 고찰이나 사색해 '지혜'를 갖추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즉, 궁금한 것을 바로바로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볼 뿐,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시간을 갖고 잠시 스스로 생각해보고 지혜를 터득하는 법을 잊어버리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고찰, 사색 등의 과정 부재가 나아가 만들어내는 자아성찰의 부재는 극단적인 인간상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를 두렵게 만든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현상이 필자의 비약만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사색, 고찰 등의 과정 부재는 직접 컨텐츠를 생산하는 스마트폰 시대 속 포노 사피엔스들의 컨텐츠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리 앞서 밝히지만 모든 스마트폰 컨텐츠 생산물을 지적하고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유튜브 등에 생산되는 수많은 개인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창조물들을 시청했을 때, 필자는 이 컨텐츠를 만든 사람들이 시청하는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력보다는 순간의 재미 또는 자극을 위해 제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런 재미와 자극 유발을 위해 제작된 컨텐츠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면역을 길러주는 것처럼 보인다. "항상 사람 역사는 그래왔어"라고 단숨에 일축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 포노 사피엔스 시대와 그 속에서 생산되는 컨텐츠들, 그리고 요즘 뉴스란을 가득 매우는 흉악 범죄들이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 또한 지워지지가 않는다. 

1차 산업혁명과 함께 기계가 출현했을 당시, 영국의 학자들은 미래의 인류가 기계로 인해 노동시간 감소의 혜택을 누릴 것을 예견했다. 그러나, 도리어 현재의 인류는 당시 기준 1.7배의 노동시간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밝혀졌다. 이런 예들을 볼 때, 기계, 더 포괄적으로 기술이란 것은 인류, 더 가까이는 바로 나의 삶을 보다 유익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유익하다는 것은 단순히 편하거나 쾌적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에 다소 강하고 비관론적인 어조로 포노 사피엔스의 시대를 서술했지만, 필자는 모든 산업이 스마트폰, 그리고 포노 사피엔스에 맞춰 진화하고 있는 현 시점을 거스르는 행동을 권유하고 싶지 않으며, 필자 또한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날이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스마트폰을 적절히 유익하게 사용할 줄 알면서도 때로는 조금 느리고 무미건조할지라도 잠시 고민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등하교길 또는 출퇴근길, 때로는 의도적으로 스마트폰을 잠시 가방에 넣고 무엇이 진짜 '인류', 아니 그런 거창한 개념을 떠나 '나'를 위해 이로운 것이고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 말이다. 그리고 나를 직접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어준 지인들과의 소중한 순간에도 스마트폰을 잠시 가방에 넣고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는지, 상대방과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에 집중하는 건 어떨까.


글/ 권승원 hayden@iumrepubl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