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포와 혼란에 둘러싸인 홍콩, 늘 역사를 관통했던 '순리'를 향해

2019-09-04

[이음리퍼블릭 권승원 기자]      


홍콩이 민주화의 불길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홍콩 시민의 27%인 200만 홍콩 시민이 참여해 중국 정부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는 거리 시위는 물론, 수업 거부, 노동파업, 상점철시가 포함된 '삼파투쟁'을 실행하며 중국정부를 향해 "끝을 보겠다"란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홍콩 시민들로 구성된 시위대와 시위 진압에 나선 홍콩 경찰은 물대포, 쇠몽둥이, 최루탄을 활용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시위에 참가한 한 홍콩 시민 여성의 눈이 실명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충돌은 점점 격화되며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제복을 입은 경찰이 하늘을 향해 실탄으로 경고 사격을 실행한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격렬한 홍콩 경찰의 진압을 두고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국 정부가 중국 군대를 홍콩 경찰로 위장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들려오고 있으며, 실제로 중국 정부는 중국 군대를 홍콩 접경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결정을 감행했다.


이처럼 현재 홍콩의 민주화를 향한 외침은 큰 불길이 되어 번지고 있으며 이 불길로 인해 홍콩은 현재 큰 혼돈을 겪고 있다. 한때 세계적인 금융시장 및 관광지로 명성을 떨친 홍콩이 현재는 공포감과 위태로움으로 가득찬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홍콩을 혼돈의 도가니로 만든 사태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 원인을 살피기 위해서는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1842년, 영국과 청은 아편 전쟁을 치뤘으며, 이 전쟁에 패한 청은 난징조약을 통해 홍콩을 영국의 식민지로 편입시키게 된다. 그렇게 약 150년의 세월, 중국 대륙은 제국주의 침략으로 인한 청의 몰락과 함께 군벌들의 전국시대, 나아가 공산당과 국민당의 전쟁, 그리고 마침내 공산당 주도의 중화민국이 설립이 되었다. 즉, 중국 대륙은 오랜 역사의 풍파를 거쳐 공산주의가 자리잡게 되었다. 하지만,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은 홍콩은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영국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활발한 자본주의를 발전시킴으로 중국 본토와는 상반된 모습으로 역사를 흘러 보낸 것이다. 이 후, 조약에 따라 150년의 영국의 식민통치를 끝마친 홍콩은 중국으로 반환되게 되었다. 150년 이란 세월동안 아시아 내 영국 식민지라는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해온 홍콩 시민들은 급작스러운 중국 반환에 아이덴티티에 큰 혼란을 느끼게 된다. 이런 정서들은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황금기를 이뤘던 홍콩 느와르 영화에 그대로 반영되기도 했다. 단순히 정서적인 혼란을 넘어 문제는 보다 현실적인 것에도 있었다. 

1984년 등소평이 영국과 벌인 반환 협상에서 제안한 1국 2체재가 채택되며, 홍콩은 자치 지역으로서 입법, 행정, 사법에 한해 독립 권한을 갖고 자본주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지역으로 인정받게 되었지만, 국방 및 외교를 전혀 다른 사상을 가진 중국이 담당하게 된 것이다. 


150년이란 세월 동안 영국을 통한 서방문화의 영향, 그리고 자본주의의 침투는 홍콩과 홍콩 시민을 뿌리깊게 바꿔놓았으며, 이는 반환에 따라 급작스럽게 국방과 외교를 담당하는 중국에 대한 정서적 반감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또한,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이 지난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통해 미국과 세계의 패권을 놓고 다툴만한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며 발생하게 되었다. 중국몽(中國夢)과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내세우며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국 정부는 홍콩의 반감을 탐탁치 않게 여기게 된 것이다. 


이번 시위의 직접적 원인이 된 범죄인 인도법안, 즉 '홍콩 송환법'의 배경 또한 여기에 있다. 2018년 2월 홍콩인이 대만에서 저지른 살인 사건, 그리고 이에 대한 대만의 범죄인 인도요청이 거절되자 이런 법의 맹점을 명분으로 삼은 중국이 새로운 범죄인 인도조약을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즉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국 정부는 중국 본토, 홍콩, 대만을 아우르는 새로운 규칙을 세우고자 한 것이다. 물론, 범죄인을 인도해 져지른 범법에 순응하는 처벌이 가해지는 것은 마땅한 처사이다. 그러나 문제는 홍콩 시민들이 해당 법안의 악용을 우려함과 동시에 나아가 힘을 바탕으로 한 중국 정부의 간섭에 분노를 느낀 것이다. 즉, 홍콩 송환법을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표면적 이유는 간단하다. 법의 악용 때문이다. 즉,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타국가로 송환해 해당 국가의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는 특징을 악용해 중국 정부가 부당한 정치적 판단에 따라 홍콩 반중 인사 및 홍콩 인권운동가들을 처벌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에는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팽창하는 힘을 이용해 홍콩을 찍어누르려는 듯한 중국의 태도가 일국 양제에 어긋남을 홍콩 시민들이 외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촉발된 홍콩 내 격렬한 시위는 미디어를 통해 국제 사회에 노출되고 있으며, 근접한 지리적 위치와 함께 민주운동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우리나라에게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등, 공평함을 향한 외침에 매우 익숙하다. 민족의 광복과 평화를 외친 3.1운동은 국제사회를 놀라게 함과 동시에 중국의 5.4 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설립된 이후에도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1987년 6·10 민주항쟁 등 민주주의, 무엇보다 자유와 평등을 주장한 우리민족의 외침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으며, 역사를 바꾸기도 했다. 심지어 이런 결과물로 인해 중국의 대표적 민주화운동이었던 천안문 항쟁의 주도자들은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화운동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런 우리민족의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는 최근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2016년 가을, 국정농단사태에 분노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약 100만 여명의 인파가 집결되는 모습을 연출하며 실제로 정권을 국민의 손으로 교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최근 일본 아베 퇴진 촛불시위에서 광화문 집회 당시 불렀던 노래 '진실은 침몰되지 않는다'를 일본 시민들이 일본어로 개사해 부르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점을 볼 때, 분명 우리민족, 대한민국은 동아시아 민주주의의 횃불이자 최후의 보루로 남은 국가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홍콩 시위대의 외침은 분명 대한민국의 앞선 민주화운동의 선례들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것만 같다. 현재 강한 중국 정부의 압박과 홍콩 경찰의 무력 진압에도 굴복하지 않는 홍콩 시위대 또한 우리나라의 지난 사례를 떠올리며 계속 희망의 메세지를 되뇌이고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앞선 세대들의 헌신과 외침, 그로인해 보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30대 국민으로서, 느끼는 바, 생각하는 바를 적고 싶었다. 현재 매일 보도되는 홍콩 시위 관련 뉴스들을 보며 들었던 오랜 생각 끝에 마침내 귀결된 생각은 '아무리 견고한 바위도 결국 흐르는 물을 막지는 못한다'는 진리이다. 

 

현 인류는 역사 속에서 막강한 힘으로 세계를 호령했던 권력자와 절대 왕정을 수없이 목격했다. 로마 제국, 칭기즈칸, 나폴레옹 등 그 예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역사의 끝에는 단순한 공식이 서려있었다. 막상한 힘과 권세도 모두 역사란 거대한 흐름 속에 모두 찰나였으며, 칼과 총, 탱크로 무장했던 힘도 역사 속에 항상 존재했던 민초, 시민들의 의지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든 절대 권력의 끝에는 결국 몰락과 함께 자유를 향한 외침이 울려퍼졌으며 이 중심에는 항상 시민들의 의지가 존재해왔다. 이에 시민들의 의지로 인한 세상의 변화는 순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세계의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정치적, 이념적 문제와 차이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나선 홍콩 시민들의 용기와 신념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며, 역사를 관통했던 순리에는 예외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다소 민감한 이슈인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그리고 나아가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반대된 의견을 가진 홍콩 시민들의 의지를 언급함으로 인해 자칫 이글이 "편파적이다", 또는 "성향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 등의 비난이 따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이 글은 특정 정치색에 관한 글이 아니다. 이 글, 이 글을 통한 이야기는 보수나 진보, 친중이나 반중의 이야기가 아닌,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를 얻기 위해 투쟁한 시민들의 외침과 투쟁'에 관한 이야기이자 '현대사회 시민으로 정당히 누려야 할 자유를 갈망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자유와 공평함에 대한 외침' 그리고 '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현재 큰 공포감에 휩싸인 홍콩,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홍콩 시민들이 원하는 바를 정당하게 성취함으로 마땅히 자취구인 홍콩 시민으로 누려야할 권리를 홍콩 시민 모두가 누리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권승원 hayden@iumrepublic.com      







 

서로 언플도 하고 누가 옳다고 하기도 뭐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