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8·15 광복절에 되돌아 봐야 할 우리 민족의 '지속된 현대사'와 우리가 깨우쳐야 할 것

2019-08-15

[이음리퍼블릭 권승원 기자]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


역사는 그 역사가 기술된 시점에서는 가장 최근에 일어난 '현대사'이며, 그렇기에 역사는 현대사의 연속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우리가 현대사가 갖는 특징을 살펴봐야 한다. 현대사라는 것은 우리가 신화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성격이 아닌 특정 권력이 집권하는 특정 시대 속 특정 인물이 그 시대 권력이 추구하는 이데올로기에 따라 서술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현대사'라는 것, 그리고 현대사의 연속인 '역사'라는 것은 특정 시대 속 권력욕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얼마든지 날조되고 왜곡될 수 있으며 후세에는 본질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일제로부터 민족 독립을 이루어 광복을 맞이한 뒤 매해 민족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 우리 민족은 역시나 연속된 현대사로 이뤄져온 우리 민족의 역사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태평양 전쟁 속 일본이 연합국에 패배함에 따라 일본의 히로히토 천황이 항복을 선언함과 동시에 우리 민족이 광복을 맞이했으며, 이어 갑작스레 밀려온 미국과 소련이라는 거대 세력의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 안에 우리 민족 역시 휘말리게 되어 6·25전쟁과 함께 민족 분단 비극을 겪은 것으로 인식해왔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지속된 현대사, 즉 우리 민족의 역사는 그렇게 타의에 의해 이끌려온 단순한 역사흐름이 아니었다. 우리 민족, 우리 선조들은 한반도에서 힘없이 주권을 빼앗기고 그저 수동적으로 주권을 되찾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선조들은 중국 대륙 속 일본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민족 계몽을 필요로 하는 중국의 민족 혁명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렇게 연해주를 건너 대륙으로 흘러간 우리 선조들은 중국 민족 운동과 혁명에 직접 나서서 싸웠다. 또한 연해주를 넘어 러시아로 건너간 우리의 선조들 중 한 여성분은 '알렉산드라 스탕케비치'라는 이름의 러시아 혁명 지도자로 활약하며 러시아 민중사와 혁명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았던 것처럼 우리 민족은 결코 일제의 침략에 힘없이 당한 것이 아닌, 한반도는 물론, 대륙과 러시아에서 일본의 침략을 받고 혼란에 휘말린 다른 민족의 계몽까지도 이끌었던 저력을 보였다. 이는 일본 제국주의가 타 민족을 짓밟고 수탈하며 제국의 야욕을 드러낼 때, 우리의 선조들은 '인권이 무엇인가'와 '민족이 무엇인가', 그리고 '국가란 어떻게 지키는 것인가'를 의식적으로 깨닫고 그 투철한 의식을 바탕으로 타 민족, 세계 민중을 계몽시키는 행보를 보였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 민족의 광복과 분단을 너무 단순하게만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을 포함해 현재까지도 다양한 국가 속 민족 갈등처럼, 우리 민족의 현대사는 단순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야욕을 펼쳤던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등 제국주의를 바탕으로 타 민족을 식민 지배했던, 열강들이 뿌린 씨앗이 마침내 자라나 큰 민족갈등으로 이어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제국들은 식민 지배를 마무리 지을 무렵 타 민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갈등의 씨앗을 남기고 식민 지배했던 영토에서 물러났으며, 이해 부족으로 뿌린 씨앗은 마침내 뿌리 깊은 갈등으로 자라나 그 영토에서 살아온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전쟁을 야기했다. 복잡한 세계관과 종교관을 갖고 살아가던 지금의 인도/파키스탄 지역을 단순히 힌두교도와 무슬림교도로 나눠 국경선을 분리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할을 바탕으로 지금까지도 해당 지역 속 수많은 지역 갈등을 만든 것 처럼, 우리 민족의 광복과 분단은 한반도와 우리 민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제국들이 만들어낸 비극의 역사인 것이다. 우리 민족이 해방을 맞이했던 시절, 일본이 패망하고 친일파 청산이 이뤄져야하는 한반도에 우리 민족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던 미군정이 나타난 것이다. 일본의 점령군으로 오키나와에 주둔해있던 미군정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는 이해하지 못한 채 우리 민족의 사회 지도부를 그저 기존의 지도부로 유지하길 바랐다. 이는 친일파의 존속을 의미했으며, 크나큰 민족 갈등을 만들어냈다. 그 가운데 친일파 청산을 바랬던 세력들과의 갈등은 기어코 전쟁의 불씨로 이어진 것이다. 즉, 민족의 해방과 뒤이은 민족 분단 전쟁은 단순히 이념 대립으로 인한 남침, 북침의 결과론이 아닌, 타 민족을 점령했던 제국들의 타 민족에 대한 이해 부족이 만들어낸 비극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민족의 경우, 중국 대륙에서 일제에 맞서 민족의 광복이라는 같은 목적을 두고 싸웠던 광복군과 인민군이 광복을 맞이한 조국에서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비극이 일어난 것이다.


지금 우리 민족은 여전히 분단되어 있으며, 그렇게 분단된 북한과는 지속적으로 긴장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우리를 식민 지배했던 일본과는 최근 들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관계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혼돈의 도가니 같은 이 현대사, 추후에 결국 역사로 기록될 이 현대사 속에서 우리 민족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수많은 정치적, 외교적 답들이 존재할 수 있겠다. 강한 힘을 갖고 다시는 비극적인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에 앞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이 기존에 우리 민족과 우리 선조들을 바라보던 시각을 바꿔 민족 자긍심을 갖는 것부터가 우선일 것 같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민족, 우리 선조들은 광활한 중국 및 러시아 민중들에게 인권과 민족, 국가 정신에 대해 가르치며 중국 대륙 및 러시아 제국 민중사와 혁명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또한, 제국들의 서로 엇갈린 이데올로기 속에 숨어 민족 분단을 겪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현대사를 적어가고 있는 우리 또한 제국주의의 역사가 만든 비극과 잔해를 단순히 우리 민족의 무능함으로 돌리기보다는 그 역사 안에 숨은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배워 더 나은 우리 민족의 현대사를 적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현대판 제국이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를 긴장케 만들고 있는 지금,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반도 속 우리나라는 북한과 일본과의 갈등 등을 포함해 살얼음판 같은 현실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현실일수록 그저 단편적으로만 해석했던 역사 속 숨었던 사실과 그 사실이 알려주는 교훈을 깨달아야 할 것 같다. 8월 15일이라는 상징적인 날은 어쩌면 우리에게 지금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시대 속 권력욕의 이데올로기 속에 날조된 민족 역사를 단순하게 믿고 실수를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역사가 남겼던, 알려주는 명백한 사실을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보다 나은 민족 역사를 서술해갈 것인지를.


글/ 권승원 hayden@iumrepubl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