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극으로 치닫는 한일관계, 역사소설 ‘제명공주’가 주장한 백제에서 답을 찾다…②

2019-08-02

[이음리퍼블릭 권승원 기자]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진다'라는 말 처럼, 현재 우리 국민들이 배우고 있는 백제사는 백제 멸망 약 600년 후 쓰여진 삼국유사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신라 이후에도 몇 차례의 왕조 변화는 수없이 백제사를 왜곡했으며, 이런 현실은 우리가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3,000 궁녀’라는 단어와 함께 타락과 향락의 군주로 의자왕을 떠올리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일본서기는 의자왕을 삼국을 통일할 수 있는 왕인 '해동공자'로 기록하는 반면, 정작 우리의 선조이기도 한 의자왕을 우리 민족은 타락과 향락의 대명사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본에 존재하는 많은 역사 사료들, 그리고 중국에 존재하는 사료들은 백제가 신라, 고구려 보다 큰 제국이였음을 서술하기도 했다. 심지어 당시 신라가 백제에 조공을 바쳤다는 공식 기록이 남아있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그저 백제를 지금의 호남 지역에 위치했던 작은 고대 국가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현재의 우리가 백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에는 외부적인 요인의 개입이 존재하기도 했다. 중국, 일본 등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한반도에 존재했던 우리 민족의 찬란한 역사를 고의적으로 다소 낮춤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서기에는 제명공주의 두 번째 아들인 천무천왕이 백제의 역사를 불태워버렸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또한, 경술국치가 이뤄져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통치 했을 무렵,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내세우는 임나일본부설의 논리성을 더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은 백제사들은 일본에 의해 소각되버리기도 했다. 이처럼, 백제사에 대한 역사적 자료는 이미 많은 부분 훼손된 상태이다. 그러나, 적어도 백제의 후손임을 지칭하는 우리 민족만큼은 훼손되었을지라도 현재라도 존재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백제의 역사를 밝혀내려는 노력을 행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주장을 두고, ‘현재의 외교 갈등과 올바른 역사관을 갖는 것이 무슨 연결고리가 있느냐’ 또는 ‘과거사를 들먹이지 말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자’ 등의 반문이 따를 수 있다. 그렇다. 올바른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장기적 관점의 작업이며, 현재 한일 간 외교 문제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시급한 해결 과제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복잡미묘한 외교 문제는 국민들이 쉽사리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이는 국민된 우리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닌, 정치 및 외교 정책 결정에는 너무나 많은 고려사항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된 우리는 대대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의 의식 그리고 나아가 일본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이런 의식은 교육, 특히 민족 정서의 주최가 되는 역사 교육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진실된 역사를 추구함으로 우리 다음 세대에는 지금까지의 실수로 인한 갈등을 서서히 끝낼 수 있다. 즉, 일본과의 오랜 역사적 갈등을 비롯해 현재의 외교 갈등까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쳐 우리 민족이 이전보다 건설적인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우리의 선조였던 백제, 그리고 가야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추구하고 밝혀내는 것은 결국 일본과 우리가 가까운 역사, 아니 사실은 '한 가족'이었을 수도 있음을 알리며 함께 공유해갈 미래가 있음을 알리는 좋은 시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함께 공유했던 과거의 순간이 존재했던 만큼, 역사에 대한 같은 소명 의식으로 보다 건설적인 미래를 함께 이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다. 이를 두고, 소설 제명공주는 "백제는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다. 그리고 그 미래는 우리와 일본이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다. 그러려면 일본과 우리를 연결하는 백제의 진실을 찾아내야만 한다. 즉, 현재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뿌리깊은 진실을 바로 잡아 무언가 단단히 꼬여버린 현재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노력을 우리 스스로가 먼저 시도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두 번이나 천황의 삶을 살았던 제명 공주의 삶을 밝혀낸다면 증오의 뿌리도 서서히 사라지리라"라고 서술하기도 했다.

앞선 경제 칼럼에서도 언급한 것이지만 '역사는 시간이라는 보물 주머니 속에서 우리가 꺼낼 수 있는 보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소설 제명공주가 언급한 것처럼, 거듭된 일본의 한반도를 향한 공격은 백제 멸망 대한 한의 DNA가 뿌리 깊게 남아 촉발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민족은 우리의 선조라 여기는 백제와 가야에 대한 역사를 바로 잡고 일본에 뿌리 박힌 한의 근원을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자칫, 이글이 역사의 진실을 두고 도리어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 쓰여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가 서툴게 선정한 단어들로 도리어 역사와 현재의 사태를 두고 이미 많은 상처를 받은 우리 국민들 일부에게 뜻하지 않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겠다는 두려운 생각도 든다. 하지만,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역사를 기반으로 특정 민족을 규정짓고 그 편협한 답에 따라 민족 특성과 민족에 대한 미래 행보를 단정짓는 것은 매우 폭력적인 태도라는 것이다. 이는 일본이 경술국치 후 식민사관을 통해 우리민족 특성을 규정하고 자신들의 침략과 지배를 정당화 한 것이 그 예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일본 만의 예가 아닌 많은 침략 및 정복 전쟁, 특히 근대 전쟁 후 많은 국가들이 보인 사례이다. 침략이나 정복의 예가 아닐 수 있겠지만, 미국 또한 2차 대전 히로시마 원폭 투하를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인에 대한 특성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했음이 밝혀졌다. 즉, '이 민족은 이러기에 이럴 수 밖에 없어'라는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건설적으로 미래를 이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올바른 역사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과거, 즉 역사는 현재와의 대화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이 노력을 통해 얻은 결과물로 단순히 과거의 영광에 도치되는 것이 아닌, 올바른 과거에 대한 정의를 바탕으로 보다 현명한 오늘, 그리고 미래를 이어나갈 수 있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바래본다.


글/ 권승원 hayden@iumrepubl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