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음악을 듣는 이들, 슬픔과 불협화음에 매료되다

2019-08-13

[이음리퍼블릭 이해인 기자]


'슬픈 음악'들이 사랑받는 시대가 왔다. 십 몇 년 전만해도 HOT나 GOD, 젝스키스, 핑클 등의 댄스 장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는 음악 장르의 판이 바뀐 듯 싶다. 빌보드차트에 100주 동안 상주하며 348만장의 판매율을 기록했던 아델의 Hello, 1억 스트리밍이란 타이틀을 차지했던 윤종신의 좋니 등 극도로 애잔한 노래들이 사람들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 


신기한 것은, 왜 우리들은 밝고 흥이나는 음악보다 기분이 울적 해 지는 음악을 좋아하는 것일까?


작년 발표된 'Frontiers in Psychology'의 연구에 따르면, 슬픈 멜로디는 외로움이나 절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듣는 사람과 안전한 거리에 존재하게 하여 오히려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실연의 아픔을 노래한 음악을 들을 때는 이별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며, 비슷한 감정적 상태에 있었던 경험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음악에 공감하는 정도가 아주 강한 사람들은 슬픈 음악이 상기시키는 경험을 통해 즐거움을 얻게 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균형 잡힌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우울한 음악이 주는 감정과 기억이 교차하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이 진정되는 것이다. 떠올리는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며 더 폭넓은 음악들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왜 소수 사람들이 불협화음이 가득한 음악을 즐겨 듣는지에 대한 이유도 설명한다. 노래의 대부분이 충격적인 소음이나 전혀 보편화되지 않은 실험적 멜로디로 이루어진 언더그라운드 음악들도 이미 두터운 팬 층을 형성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악적 참신함에 더 개방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비전통적 유형의 음악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2012년 'Psychology of Music'의 연구에서는 경험에 대한 개방성과, 전통적인 팝 구조를 무시하는 재즈를 선호하는 것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음악에 더 개방적, 포용적으로 된다는 것은 관습에 구애받지 않는 노래와 장르에 더 몰입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대부분의 팝송이 가진 구조와 멜로디, 하모니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멜로디악의 미묘함과 뉘앙스 등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어렸을 때 알던 간단한 구족의 멜로디와는 상대적으로 불협화음이 많은 음악을 접하면 할수록 오히려 음악에 대한 깊은 흥미가 생긴다.


아마 우리가 슬픈 노래들을 그토록 좋아하는 건, 살아오며 겪었던 여러 고통들과 슬픔들이 삶의 나이테에 깊게 배어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해인 기자 / iyolin@iumrepubl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