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스카쟌,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이 애정을 쏟은 자기 모습…②

2019-04-28

[이음리퍼블릭 권승원 기자]  


우선, 필자가 스카쟌에 대해 고찰을 거듭해 필자를 비롯해 스카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스카쟌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얻은 답은 크게 3가지이다. '자신만의 존재감 과시', '자신만의 유니크함 어필', '미학적 가치에서 아름다움 추구', 이 3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첫째로, '자신만의 존재감 과시'이다. 물론, 최근 스카쟌이 큰 인기를 끌고, 많은 여성들도 착용하며 스카쟌의 자수가 많이 세련되고 부드럽게 변모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카쟌은 70~80년대 폭주족 및 불량아들이 착용하던 옷이었던 만큼, 화려하고 강렬한 일본풍의 자수가 특징이다. 야쿠자들의 '이레즈미'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강렬한 자수는 스카쟌에 대한 큰 호불호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수컷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남자에게는 그만큼 확실한 아이템이 없다. 즉, 강렬하고 화려한 자수로 상대에게 존재감을 드러내 ‘나의 영역에 들어올 의사가 없는 사람은 알아서 피해’라는 반항적인 의미를 담은 것이다. 마치 맹수들의 '영역 표시'처럼 말이다. 필자는 유년시절부터 작은 덩치를 유지해왔다. 그런 체격인 만큼, 상황에 따라 남자로서, '나'란 존재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보호본능이 무의식, 의식 모든 곳에 DNA처럼 새겨져 있음을 고백한다. 그렇다. 앞서도 수차례 언급했듯이 스카쟌은 내게 강렬한 힘과 존재감의 상징이었다. 스카쟌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스카쟌의 역할은 분명히 스카쟌을 좋아하는 이유의 큰 지분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로, '자신만의 유니크함 어필'이다. 스카쟌은 정의했던 것처럼, 현대사회에서는 평범해 보일 수 있는 미국 캐주얼에 일본스러운 자수를 더해 특유의 유니크한 아우라를 풍기는 옷이다. 그렇기에 착용한 사람에게 비범한 느낌과 함께 소위 말하는 '시선강탈'을 만든다. 이런 이유에 스카쟌은 한때 패션계에 큰 트렌드를 만들어, 고급 명품 브랜드에서 조차 하이엔드 스카쟌 모델을 출시할 만큼, 패션적으로도 분명 가치가 있는 아이템이다. 실제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밋밋한 인상을 감추고 싶다는 한 여성분에게 필자는 스카쟌을 선물한 적이 있다. 그 여성분은 큰 만족감을 드러내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소극적 관종'인 필자에게도 이런 이유는 예외가 아니다.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해 관심을 끄는 것보다 스카쟌을 착용함으로 얻게 되는 관심은 필자에게 매우 큰 쾌감을 안겨주었다.

셋째로, '미학적 가치에서의 아름다움 추구'이다. 영화 '킬빌'에서 여주인공이 자신이 복수해야할 대상인 빌의 스승, 핫토리 한조를 찾아갔던 장면을 기억하는가? 다짜고짜 빌의 이름을 언급하며 검을 달라는 여주인공의 말에 핫토리 한조는 자신이 만든 검이 가득 수집된 방을 공개한다. 그리곤 말한다. "단지 미학적 관점에서 모았을 뿐, 더 이상 사람을 베는 검은 만들지 않습니다." 이 대사처럼, 스카쟌은 아름다운 자수와 디자인으로 필자의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하나의 예술작품과 같은 느낌마저 준다. 하지만, 이는 필자만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호시히메' 등 스카쟌 제작 전문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고가의 제품, 혹은 일본 내 직접 자수를 '한땀한땀' 세기는 장인분들이 판매하는 스카쟌들은 진정 예술품과 같은 미학적 가치를 지닌다. 필자는 스카쟌에 대한 애정에, 지난 겨울, 스카쟌의 탄생지인 요코스카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곳에서 전후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스카쟌을 만들어 판매했다는 장인 아저씨가 판매하는 스카쟌을 목격하고 왔다. 단순히 캐주얼 아이템이라 할 수는 없을 정도의 가격과 퀄리티를 지닌 제품들이었다. 필자는 거듭 언급한 바와 같이, 일본을 오가며, 그리고 일본 쇼핑몰 직구, 그리고 한국 내 다양한 쇼핑몰을 통해 여러 벌의 스카쟌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단순히 옷으로써 스카쟌을 구입하는 것의 목적만이 아닌, 아름다운 것을 수집한다는 목적이 있다. 

스카쟌은 오리엔탈리즘을 극대화시킨 미국 캐주얼 의상인 만큼, 여기에 언급되는 오리엔탈리즘은 일본만을 뜻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같은 아시아,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워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한 우리나라도 포함될 수 있다. 기존 인기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을 시청하던 필자는 적잖게 놀란 기분과 동시에 큰 아이디어를 얻은 적 있다. 프로그램 내 부산시민공원 내 역사관을 방문한 패널들이 부산의 역사를 소개하며, 한때 미군이 주둔했던 부산시민공원 내 미군들의 기념품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우리나라의 느낌을 가득 살린 그림을 손수건에 자수로 새겨 가져간 미군들의 기념품들이었다. 바로, 스카쟌과 맥을 상통하는 것이다. 필자는 '야쿠자 옷'이란 편견을 벗어나,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개성을 살린 스카쟌을 언젠가는 직접 제작해보고 싶단 소망이 있다.

필자는 스카쟌을 통해 궁극적으로 더 깊은 이야기를 꺼내고 싶다. 한 마디로 스카쟌 자체보다 스카쟌을 통해 필자가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카쟌은 사람에 따라 무척이나 호불호가 갈리는 옷이다. 특히 '불호'의 입장을 보이는 사람에게 스카쟌은 일본 깡패, 즉 야쿠자들이 입는 옷일 뿐이다. 필자의 경우도 그런 말 참 많이 들었다. "그런 무서운 옷 대체 왜 입어요?"하고 말이다. 하지만, 스카쟌을 다년간 모으고 입어온 필자가 느낀 가장 큰 소감은, '내가 사랑하는, 내가 애정을 쏟은 내 모습이 가장 큰 만족감을 준다'는 것이었다. 즉, 내가 애정을 쏟은 내 모습에 내 스스로 당당할 때, 가장 큰 자신감이 나오며, 이는 만족감과 행복을 안겨준다는 것이었다. 


'매력 자본'이라는 말을 아는가? 런던 정치경제대학 사회학과 교수이자, 현재 정책연구센터 내 연구위원인 캐서린 하킴이 자신이 연구한 이론을 설명한 책, '매력 자본(Erotic Capital)'은 매력이 곧 경쟁력이란 것임을 주장했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는 ‘매력’이 자본으로 거래되고 있으나, 도덕적, 사회적 관념에 따라 차마 그것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이가 없다는 것이다. 캐서린 교수는 돈을 뜻하는 '경제적 자본', 인맥을 뜻하는 '인적 자본', 지식이나 교양을 뜻하는 '문화적 자본' 처럼 사람이 가진 외모와 스타일, 쾌활한 분위기 등이 '매력 자본'을 이루어 앞서 언급한 다양한 자본들처럼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강조했다. 


필자가 해당 저서를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저자가 주장한 '매력 자본'에 속하는 요소들이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내가 애정과 믿음을 가진 내 모습은 자신감과 동시에 그 사람만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만든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을 두고 볼 때, 매력 자본의 가장 큰 핵심은 자신감으로 인한 자기 긍정, 그에 따른 건강한 에너지 표출을 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로, 필자는 외적으로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만이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이 글을 읽는 독자 대부분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옷이나 아이템을 장착하고 나왔을 때, 기분이 산뜻해지면서 미소와 함께 자신감이 충전된 듯 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과 동시에 그것이 갖고 있는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한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말했다고 한다. "옷을 잘 입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신이 추구하고 좋아하는 걸 계~속 입으세요. 사람들이 보기에 그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일 때까지." 자칫,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 이 말은 실제로 반박할 수 없는 예들이 존재한다. 스티브 잡스, 앙드레김, 마이클 잭슨을 기억하는가? 그들 모두는 그 사람들을 타인이 떠올릴 때 "아~그 사람, 그 패션"하고 떠올릴 만큼 일관된 자기 스타일을 지닌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일관적인 스타일은 그 패션을 따라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큰 매력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긴 스카쟌 찬미를 한 것처럼 독자에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꼭 스카쟌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이 애정을 쏟는 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다. 단지 그 과정에서 필자가 다년간 애정을 쏟아온 스카쟌이 생각난 것일 뿐이다. 앞서 언급한 매력 자본 속 캐서린 하킴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마릴린 먼로가 거둔 매력 자본의 성공 사례에 대해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가진 결핍으로 인해, 각자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강한 육체’, ‘환한 웃음’을 연마했다고. 이어 실제로 그들은 각자 자신들이 추구하는 건강한 육체와, 환한 웃음을 갖추게 되자 자신을 대하는 세상이 달라졌음을 고백했다고 밝혔다. 이런 대상은 사람들에게 각자 다를 것이다. 깊게 생각해본다면, 독자 모두는 자신이 추구하는 자신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그것에 사랑을 쏟고 애정을 가질 것을 주장하고 싶다.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누가 뭐래도, 내가 생각하는 '나'다운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고 멋진 것 같아요."


글/ 권승원 hayden@iumrepublic.com






세상의 모든 덕후들의 마음은 다 같아요. 대상을 향한 순수한 애정에서 비롯되죠
간지입니다